제목 | ″아름다운 사람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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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청담서울성형외과 | 작성일 | 2009-06-13 | 조회수 | 1990 |
책을 시작하며 이 책을 써야겠다 결심하기 얼마 전,이런 환자를 만났습니다. 상담실 의자에 앉기가 무섭게 그분이 한 말은 "견적을 내 달라"는 것 이었습니다. 자신은 코를 좀 높여야 하고 턱을 좀 더 뾰족하게 깎아야 하며 입술도 너무 얇다. 그리고 가슴 사이즈와 종아리 굵기도 측정을 해달라. 그분은 망설임 없이 요구사항을 쏟아냈습니다. 여기 저기서 성형수술과 관련된 글도 많이 읽고 오셨는지,그분은 모르는 게 없었습니다. 코는 반드시 자가연골로 해달라,턱은 갈지말고 잘라달라는 등 기술적인 것 까지도 정확하게 요구하는 것 이었습니다. 덕분에 상담시간이 다른 사람보다 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아는것이 많으니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그분이 말하는 "견적"이라는 것을 내주었고 그분은 제 앞에서 한 글자 한글자를 또렷또렷 읽어나갔습니다. "코 X백만원,턱 X백만원,입술 X백만원...복부와 허벅지 군살제거가 X백만원,종아리 추가 X백만원..." 환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읽어나갔지만,왠지 서글퍼졌습니다. 이게 뭐야? 마치 정육점에서 등심이 얼마,안심이 얼마,하는 것 같잖아? 슈퍼마켓에 시장 보는 리스트 같잖아? 진열대 위에 얇상하고 오똑한 코들,빵빵한 가슴들,늘씬한 팔 다리들이 사이즈별로 늘어서 있고 사람들이 바구니를 들고 하나씩 골라 담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어쩌다가 우리가 이 지경이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진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크게 잘못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1,2년 동안에 책방에 성형수술에 대한 책들이 족히 20권이 쏟아져 나왔습니다.내용을 들여다보니 흠 잡을 데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예쁘게 해주겠다는 내용으로 책 전체가 도배가 돼있었는데,요즘 책들에는 그보다는 정확한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눈을 절개하는 두께는 몇 밀리이며,라인은 어떤 모양인지,코는 어디서 절개를 하며 코끝은 어떻게 처리하는지,또 가슴을 확대하려면 실리콘겔이 아닌 식염수백을 넣어야 한다든지...여성지를 읽는 대한민국 여성들이라면 이런 것쯤이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입니다. 덕분에 좋은점도 많습니다.예전처럼 유명 연예인의 사진을 들고 와서 똑같이 해달라고 말하는 환자들이 사라졌습니다. 성형수술이면 호박이 수박이 될 수 있다던 여성들을 환상이 깨졌습니다. 막연한 기대보다는 적절한 근거와 이론으로 무장하고 병원을 찾아오기 때문에 의사로서는 할결 대화하기가 편합니다.하지만 뭔가 근본적인 것이 흔들리고 있습니다.그것이 무엇일까요? 혹시 성형수술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것이 아닐까요?긴고민이나 망설임의 시간을 거치지 않고,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의 간단한 오류 하나 수정하는 것처럼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아닐까요? 또 하나 더 있습니다.인간의 몸이라는 것은 눈,코,입 다로,팔 다리 따로,그렇게 따로따로 생각할 수 없는 것 입니다.이 모든 것들은 "마음 "이라는 것 하나로 뭉쳐져 있습니다.우리가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것은 눈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기보다는,눈의 생김새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마음이 아프기 때문입니다.종아리 굵기를 줄이려고 하는 것은 짧은치마를 자신 있게 못 입어서가 아니라,그런 콤플렉스로 인해 마음이 아프기 때문입니다.그렇습니다.성형수술의 근본적인 이유는 마음 입니다.우리가 마음이 없다면 콤플렉스를 느낄 이유도 없을 것이고,그렇다면 성형수술도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그런데 요즘 환자들 중에는 마음은 제쳐두고 우선 각각의 신체 부분 부분이 남보다 얼마나 잘났나 못났나를 따지는 분들이 많습니다.그것이 서글픈 것입니다. 성형수술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조금이라도 비인간적인 느낌을 받았다면 아마 여러분도 이런 점이 서글펏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성형수술만큼 인간적인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다른 모든 외과 수술은 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 입니다.하지만 성형외과 수술은 마음을 치료하기 위한 것 입니다.그래서 다른 외과 수술은 잘못된 기관을 정상에 가깝게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지만,성형외과 수술은 기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자신감의 회복,콤플렉스의 극복을 위해 칼을 대는 것 입니다.그렇게 함으로써 환자들이 밝은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떄문입니다.밝은 마음을 갖게 되면 인생 전체가 밝아집니다마음이 밝기 때문에 일에서도,사랑에서도 자신감이 넘치고 풍요로워집니다.우리 의사들이 성형수술이 인생을 변화시킨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로 이런 근거에서 입니다.단순히 예뻐지기 때문에 인생이 변한다는것이 아닙니다.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책들과는 다소 거꾸로 써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여성지나 신문 등에서 쏟아내는 기술에 대한 내용은 줄이고,그 보다는 성형수술이 갖고 있는 휴머니즘을 알리려 합니다.성형수술이 어떻게 휴머니즘이냐,너무 과장된 말이 아니냐 묻는분도 계실 겁니다.물론 그런 의심을 제공한 것은 우리의 책임도 큽니다.하지만 성형수술의 뿌리 그 발전, 그리고 현재의 결실에 이르기까지 우리 학자들이 끊임없이 고민해 온 화두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인간을 위해서,인간에 의하여,가장 인간적인 도움을 주려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온 것.바로 그것이 성형수술입니다. 부디,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우리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2000.03.20 출간 청담서울성형외과 김현철 원장 |